詩想과 인간 60
어린 시절 / 박인숙
바닷물 잔잔히 만조에 들면 출렁이는 햇살에 노니는 고기들 새우 산호초도 어울려 놀았지
어둠 속 잠자리 울타리에 잠들고 개똥벌레 들녘에 별꽃 되어 날으면 밤하늘 별들은 흥겨워 춤추었지
달빛은 태양보다 밝게 빛나고 호롱불 찾아드는 나방 쫓으면 뒷산의 부엉이 울어 댔었지
개구리 노래 소리 잠 못 이루고 한밤이 다가도록 별을 세다가 할머니 옛 얘기 꿈이 되었지. ....................................................... 자연 속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을 따뜻하고 서정적인 이미지로 되살려 준다. 바닷물, 고기, 새우, 산호초로 시작되는 첫 연은 생명이 가득한 풍경을 통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순수함과 평화를 보여 준다. 햇살에 “노니는” 존재들은 자연과 인간이 구분 없이 어울리던 시절의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밤의 장면에서는 개똥벌레가 별꽃이 되고, 별들이 춤을 춘다는 표현을 통해 현실과 상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어린 시절만이 가질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과 감수성을 잘 드러낸다. 어둠조차 두렵기보다 포근하고 흥겨운 공간으로 그려진다.
달빛, 호롱불, 나방, 부엉이, 개구리 소리 등 세밀한 자연의 소리와 빛은 시골 밤의 정취를 생생하게 전하며, 독자가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마지막 연에서 별을 세다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들으며 잠드는 장면은 가족의 온기와 전통적인 삶의 리듬을 담아내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시는 화려한 사건 없이도, 자연과 함께했던 소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일깨워 준다. 빠르게 흘러가는 현재의 삶 속에서 잊고 지냈던 순수한 기억을 다시 불러내며, 독자의 마음을 조용히 위로하는 작품이다. 맑고 청정함으로 안내하는 시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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