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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학교, 한국 · 일본의 방과 후 돌봄제도 현주소

양애경 / 한서대 교수 · 교육부 늘봄학교연구회 위원 | 기사입력 2025/06/13 [07:36]

늘봄학교, 한국 · 일본의 방과 후 돌봄제도 현주소

양애경 / 한서대 교수 · 교육부 늘봄학교연구회 위원 | 입력 : 2025/06/13 [07:36]

▲ 늘봄학교 학습 장면.   © 성남일보

[양애경 칼럼] 늘봄학교는 저출산 및 고령화의 심화로 돌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부가 추진하는 정책으로 2024년 전면 도입되었다. ‘늘봄’은 ‘늘 봄처럼 따뜻하게 아이들을 돌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정규수업 시간 외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면서 흥미와 적성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소질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이다. 교육격차를 줄이고, 맞벌이 가정의 부담을 완화하며, 아동복지를 증진하려는 국가 차원의 포괄적 전략이다. 

 

이면에는 교육의 공공성과 사적 책임 사이의 미묘한 긴장도 숨어 있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기 위한 사회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기존 돌봄교실만으로는 부족하여 돌봄 공백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늘봄학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포괄적이고 확장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제다. 늘봄 학교의 주요 특징은 모든 초등학생이 소득이나 가정 상황과 관계없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이러한 흐름을 보며 문득 질문이 생겼다. “일본은 늘봄학교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같은 동아시아권의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방과후 돌봄’에 대한 제도적 대응을 해왔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교해볼 만한 지점이 많다. 

 

한국의 ‘늘봄학교’와 일본의 ‘방과후 아동클럽(放課後児童クラブ)’ 및 ‘방과후 종합계획(放課後子ども総合プラン)’을 비교하며, 두 나라가 ‘학교 정규수업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공공적으로 조직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은 방과후 시간을 활용한 아동 돌봄을 주로 두 가지 체계로 운영한다. 하나는 방과후 아동클럽(放課後児童クラブ, 이하 아동 클럽)이고, 다른 하나는 방과후 아동 계획(放課後子ども教室, 이하 아동교실)이다. 전자는 주로 맞벌이 가정의 아동 돌봄을 목적으로 하며, 후자는 지역 사회 아동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활동이다. 

 

아동 클럽은 한국의 돌봄교실과 유사한 개념이다. 초등학교 1~3학년을 중심으로, 맞벌이 또는 한부모 가정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각 시 정촌(기초지자체) 또는 민간 위탁기관이 운영하며, 보육 인력이 상주하고 다양한 놀이·생활 프로그램이 이루어진다. 일본 후생노동성(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 이 정책을 총괄하며, 2020년 기준 약 1만 5천 개의 클럽이 전국적으로 운영 중이다.

 

반면, 아동 교실은 문부과학성(우리나라의 교육부) 주도로 진행된다. 학교나 공공시설을 활용해 방과후 시간을 활용한 예체능, 독서, 지역 문화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참여 조건은 거의 없고, 학년이나 가정 배경과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 두 시스템은 2014년 ‘방과후 아동 종합계획’이라는 통합 정책으로 아우러지며 조율되고 있다. 이는 방과후에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다. 특히 지자체 차원에서 아동 클럽과 아동 교실을 하나의 공간 안에서 병행 운영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한국의 늘봄학교가 지향하는 ‘학습+돌봄+체험’의 통합 모델과도 유사하다.

 

일본이 방과후 프로그램을 체계화한 배경에는 1990년대 후반 이후의 저출산 고령화와 여성의 사회진출이라는 사회 변화가 있다. 일하는 엄마가 많아질수록, 학교가 끝난 오후 3시부터 저녁 6~7시 사이의 ‘틈 시간’을 누군가 채워줘야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문제는 있다. 무엇보다 운영 인력 부족과 공간 확보 문제가 심각하다. 지방에서는 공간이 없고, 도심에서는 보육교사 확보가 어렵다. 또, 아동 클럽은 부모의 취업 상태를 증명해야 하기에 신청 과정이 번거롭고 탈락자도 많다. 아동 교실은 자유 참여지만, 구조적 안정성이 부족하다.

▲ 양애경/한서대 교수,교육부 늘봄학교연구회 전문위원     

일본의 방과후 돌봄 시스템은 아동 복지적 관점에서 시작하여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짜 필요한 건 보편적 방과후 프로그램의 질 향상과 인프라 정비, 그리고 교사나 활동가에 대한 실질적 처우 개선이라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늘봄학교 논의와 닮은꼴이다. 한국의 늘봄학교 정책은 단지 아이를 맡아주는 곳이 아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초학력 보장, 방과후 교육의 질 향상, 사교육 절감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결국, 한국과 일본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과제는 공공의 책임과 가정의 책임, 그리고 시장의 영향력 사이의 균형이다. 늘봄학교든 아동클럽이든, 그것이 진정한 ‘교육의 연장선’이 되기 위해서는 돌봄이 교육이 되고, 교육이 삶이 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양국 모두, 방과 후 프로그램은 단순한 ‘아이 맡기기’의 수단을 넘어, 아이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교육 자산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예산이나 제도 개편이 아니라, 방과 후의 시간마저도 아이의 삶으로 존중하는 교육 철학의 전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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