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애경 칼럼] 대한민국은 세계 유례없는 저출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가소멸 위기를 부르는 저출산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것이 현주소이다. 2024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68이다. 한국의 출산율은 2013년부터 11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OECD평균 (1.58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37개국은 모두 1명 이상이며 한국 다음으로 낮은 스페인(1.19명)과도 격차가 크다(통계청, 2023). 국가 존립을 흔들 수 있는 인구절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더불어 여성의 사회진출이 높아지고 맞벌이 가정의 증가 등 ‘일과 육아’를 양립하기 어려운 이유로 교육, 돌봄문제가 더 커진 사회로 가고 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현장을 정면으로 타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지역 격차는 서울과 지방의 교육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육부가 추진하는 ‘늘봄학교’라는 단순한 돌봄을 넘어서, 저출산 시대에 대응하는 핵심 교육복지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사교육 자원과 돌봄 시설을 갖추고 있어 교육 여건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맞벌이 부모 비율이 높고, 방과 후 시간에 자녀를 혼자 두는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게다가 사교육 과잉 경쟁으로 인한 경제적·심리적 부담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시가 시범 운영 중인 늘봄학교는 학부모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돌봄과 방과 후 수업이 통합된 이 모델은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학부모들에게는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반면, 지방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전북 무주, 경북 의성, 강원 인제 등 농산어촌 지역은 아예 초등학교 입학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놓인 곳이 속출하고 있다. 학교는 있지만, 방과 후 프로그램은 턱없이 부족하고 돌봄교실도 인력난으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차라리 서울로 이사 가자”라는 선택을 고민하게 되고, 이는 다시 지방소멸을 가속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현실에서 늘봄학교는 지방 교육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 맞춤형 늘봄학교를 구축한다면, 지방에서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에 학교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지원을 연계하여 학생 성장 발달을 위해 제고하는 종합교육프로그램이다(교욱부, 2004 늘봄학교가이드라인)
서울은 늘봄학교를 통해 과밀 학급과 사교육 부담을 완화하고, 지방은 늘봄학교를 통해 소멸위기의 교육 환경을 회복할 수 있다. 이처럼 늘봄학교는 단지 하나의 교육정책이 아니라, 국가 인구 전략의 핵심축으로 기능해야 한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시대, 학교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를 품고,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다.
첫째,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늘봄학교 확산 모델을 만드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돌봄 기회를 제공하려면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하고 협력하여 서로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는 체계를 구축해야한다.
둘째, 지역마다 다른 여건을 고려한 유연한 프로그램 설계가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며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 및 학교 공간의 환경 구축에 과감하고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한다.
셋째, 늘봄학교가 단순히 ‘아이를 맡기는 곳’이 아니라 ‘아이를 성장시키는 곳’이 되기 위한 질 높은 콘텐츠와 프로그램 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 개별 학교 역량이나 공간 자원으로 어렵다면 여러 개의 학교가 거점학교 중심으로 연합 맞춤형 늘봄학교를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6시이후 학교에 남는 아이들이 소수 인원이라면 인근 지역의 지역아동센터나 마을학교 청소년아카데미, 다함께돌봄센터 등과 연계해서 돌봄운영을 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이다.
지금이 바로 저출산 시대를 넘어설 수 있는 교육 개혁의 적기다. 늘봄학교가 전국적으로 뿌리내리고, 서울과 지방 모두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대한민국’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의 전방위적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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