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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일 칼럼] 냄새는 이미지다. 장미나 백합이 연상된다. 서울 고속버스 터미널에 가면 꽃시장이 있다. 3층 꽃시장을 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탄다. 꽃냄새가 진하게 느껴진다. 엘리베이터는 사면이 철판이다. 그런데도 냄새는 진하게 난다. 그 냄새는, 하루아침에 베인 냄새가 아니다. 주일을 뺀 요일이면 꽃이 드나들며 베인 것이다.
마음을 전하는데, 가장 많이 이용되는 도구로 꽃만 한 것이 없다. 미안함 고마움 사랑하는 마음을 전할 때는 꽃이 손에 들려있다. 꽃다발을 선물 할 때 먼저 가는 것이 향기다. 상대는 꽃다발을 받기 전 이미 꽃의 냄새를 전달받게 된다.
‘남쪽에선/과수원의 임금(林檎)이 익는 냄새,/서쪽에선 노을이 타는 내음....../산 위엔 마른풀의 향기....../들가엔 장미들이 시드는 향기......//당신에겐 떠나는 향기,/내게는 눈물과 같은 술의 향기/모든 육체는 가고 말아도,/풍성한 향기의 이름으로 남는/상하고 아름다운 것들이여,/높고 깊은 하늘과 같은 것들이여......’
김현승 시인의 <가을 향기>다. 시의 제목은 향기로 표현하지만, 본문의 시에서는 냄새라는 시어를 쓴다. 우리가 사람을 말할 때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이라 한다. 냄새는 친근함도 들어 있다. 냄새를 피우는 꽃에게는 색이 있다. 냄새에는 색은 없다. 다만 다양하게 풍기는 냄새가 있을 뿐이다. 꽃들은 고유의 색들을 뽐낸다. 우주 공간에는 다양한 색들이 빛에 의하여 돌아다닌다, 꽃들은 빛과 바람이 실어다 준 무형의 색을 먹고 예쁜 꽃을 만든다면 너무 추상적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다. 빛의 조명에 의하여 빛은 다양하게 실사 된다. 영화의 촬영에서는 빛의 반사판이 화질(化質)을 만든다.
김혜자 재독화가는 빛의 화가다. 빛에서 색을 얻고 빛을 통하여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 시킨다고 말한다. 화가는 빛이 열리는 시간에 그림을 그리고 빛이 끝나는 시간에는 그림 작업을 하지 않는다. 왜 냄새를 이야기하다 빛을 이야기하는가에 다소는 으아 할 것이다. 사실은 냄새는 빛과 바람에 의존하여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냄새를 표현할 수 없어 색으로 자신의 냄새를 대신한다. 빨강 색은 강하고 표현의 느낌이 강렬하다. 정치인이나 무대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은 빨강 넥타이를 선호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가까이 있을 때는 그 사람의 이미지를 나름, 전달할 수 있으나 방송과 같은 곳에서 나의 냄새를 전하는 방법은 색이 중요하다. 빨간빛은 부유한 색이라 한다. 그래서일까 중국의 상징은 빨간색이다. 세계적인 잡지인 <타임스>지가 발간 표지를 택한 것은 멀리서도 타임스지의 표제를 알게 하기 위해서다.
새해에 나의 냄새는 어떤 냄새일까. 꽃이 바람과 빛으로 고유의 향기를 만들 듯 나에게도 새해에 고유의 냄새를 만들어야겠다. 삶은 진정성이다. 역사적으로 칭송을 받는 정조대왕은 아침이면 하루도 빼지 않고 다짐하는 일이 있었다. 정조는 죽은 아버지 사도 세자를 생각하며 ‘초심으로 정치를 하자’ 다짐하는 일이었다.
김구 선생은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가에 그의 일생이 그려진다는 말을 했다. 예수님이 생전의 주변에는 늘 가난하고 미천한 사람이었다. 창녀나 이방인이었다. 사람들이 곁에 가지 않는 버림받는 사람들이었다.
요즘 세상은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다. 끼리끼리라는 말에 의미는 두는 것이 아니다. 단지 부자가 가난한 자들을 가벼이 여기며 마치 자신들이 상류 사회의 누림의 전형으로 구분하고 산다는 것이다. 죄를 지은 자들이 권력을 이용하여 특권을 누리는 것에 국민이 질색하는 것을 모르는 지도자들이 있다. 새해에는 나에게 무슨 냄새를 나게 할까?. 새해에는 나의 가슴 화분에 물을 주며 사람 냄새를 만들어 가야겠다.
핍절한 시대다. 미당은 시대의 궁핍 속에서 시의 향기는 두드러지는 법이라 했다. 새해는 존재의 섭리와 이치를 알아가며 회개 속에 영혼의 냄새를 만들어 가야겠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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