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 윤평현 시인
떠나려거든 박수칠 때 떠나라
모가지가 뚝뚝 떨어지는 동백꽃 선연한 핏빛으로
모두 잊고 흰 눈 위에 홀로 누워 있을 것을 ...............................................................
눈이 내리면 동백(冬栢)의 시간이다. 동백꽃은 동박새가 연인이다. 선비들은 동백을 절개의 꽃으로 여긴다. 선비가 붉은 동백을 화선지에 올리는 것이 문인화의 멋이다. 우연일까? 동백은 제주도에서는 처연한 꽃이다. 제주에서는 4.3 사건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동백을 바라보는 눈은 처연하게 떠난 아버지, 삼촌이 어른거리는 꽃이다.
시인은 한국전력공사와 현대엔지니어링에서 퇴직하였다. 직장을 사직한 시간은 1994년 4월 늦게 핀 동백이 붉음을 보이는 시간이다. 시인은 사직의 순간을 동백과 함께 붉게 아주 붉게 박수를 받으며 떠났다. 그날은 유난히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시는 은유로 넘칠 때 시의 묘는 살아 걸어간다. 붉은 동백꽃이 떨어지는 시간의 은유는 다시 피는 동백이 된다. 동백으로 피어나는 은유는 마음속에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자존(慈尊)이 들어 있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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