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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은 투쟁의 표현으로 머리털을 자를까?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기사입력 2022/09/06 [08:38]

왜 사람은 투쟁의 표현으로 머리털을 자를까?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입력 : 2022/09/06 [08:38]

[최창일 칼럼] 왜 사람은 머리에만 털이 났을까. 태어날 때는 맨몸으로 태어난다. 성장을 하면서 머리와 몸 일부분에 털이 날 때까지는 알몸이다. 사람이라는 표현보다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의 저서처럼 유식하게 사피엔스로 표현해보자.

 

본론으로 들어가면, 머리털만이 아니라 일부 사피엔스에게는 가슴에 털이 난 남자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지 않을 만큼 털이 적을 뿐이다.

▲ 사진 / 최창일

머리털의 현상은 달리기와 연관이 크다. 현재의 기준으로 사피엔스는 지구상의 모든 동물 중에서 달리기를 가장 잘하는 동물이다. 마라톤 경주구간을 달리고 그 이상의 구간도 달릴 수 있다. 

 

현재 장거리 달리기 기록은 600㎞에 달한다. 가장 빠른 동물은 송골매다. 160~320Km의 속력으로 먹잇감을 사냥한다. 육지에서 가장 빠른 동물은 112Km의 속력으로 달리는 치타다. 그들은 모두가 아주 짧은 거리에 속도를 낼뿐 장거리에는 사피엔스를 따를 수 없다. 

 

지구력에도 사피엔스가 더 뛰어나다. 사피엔스가 달리는 것은 정신이다. 올림픽에서 달리기는 꽃에 해당한다. 달리기에서 인류의 발전은 거듭되었다. 빠르기 정신에서 자동차와 비행기가 만들어졌다는 이론도 있다. 

 

컴퓨터 발전도 달리기 정신이 바탕이다. 송골매와 치타의 달리기는 단순히 먹이를 위한 수단이다. 사피엔스가 달리기에서, 모든 동물과 다른 점은 정신의 가치다.

 

사피엔스는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지혜의 노동으로 세계를 변화시켜 가고 있다. 어떤 영장류도 어떤 포유류도 사피엔스 능력을 넘볼 수 없다.  

▲ 최창일 / 시인     ©성남일보

모두가 사피엔스의 ’벌거벗은 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서부터는 다소 어려운 설명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면 오히려 흥미가 있을 것이다.

 

진화론에서 사피엔스 40~50만 전의 제2간빙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한다. 뒷다리를 딛고 일어서는 데에는 수만 세대, 수백만 년이 걸렸다. 아득히 먼 사피엔스의 조상은 천천히 신체를 완벽하게 갖추어나갔는데, 골반의 형태와 다리의 길이와 형태가 알맞게 형성되었다. 

 

이때 근육이나 뇌가 과열되지 않으려면 이상적인 냉각 조직이 필요했다. 따라서 땀샘의 수는 늘어났지만, 털의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빽빽한 털에 땀이 달라붙는다면 냉각 효과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머리털은 유해물질을 밖으로 내보는 기능도 한다. 그러나 진화생물학계에서는 몸에는 털이 진화를 거듭하며 없어졌는데 무성하게 머리털이 남는 것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창조주 영역의 엄격한 부분이다.

 

밝혀진 과학은 머리와 신체가 다른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리털은 케라틴(Keratin)으로 이루어졌다든가 하는, 진지한 내용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생물학자의 영역이다.

 

사피엔스의 몸은 머리털로 들어가는 물질을 모두 밖으로 내보고 케라틴을 형성하기 위해 새로운 단백질을 공급하기 때문에 노화로 물질대사가 둔화될 때까지 머리털이 자라고 빠지는 것이 반복된다. 

 

젊은이들 특히 젊은 여성의 풍성한 머리털은 단백질 공급이 원활하고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많은 문화권에서 여성들이 머리의 결을 아름답게 가꾸고 휘날리는 연출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머리털은 생명처럼 귀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천문학연맹에서 제정한 88개 별자리가 있다. 지구에서 관측되는 하늘의 별자리를 의미한다. 하늘에 제일 높은 곳의 별자리는 ’머리털 별자리‘다. 

 

북반구에 위치하며 한국에서는 5월 15일 즈음에 관측된다. 지금은 절판되어 구하기 어렵지만 드니 개즈의 소설, ’머리털 별자리‘ 책은 흥미롭다. 드니 개즈는 수학자다. 지구의 둘레를 측정하기도 했다.

 

성경에서 ‘머리털’이 힘과 관련된 것으로 기록한다. 단순하게 머리털이 아니라 신의 심판을 수행하는 의미가 있다.

 

삼손은 머리털로 알려진 인물이다. 신은 삼손에게 머리털을 소중하게 간직할 것을 부탁했다. 삼손은 그것을 가벼이 여기므로 머리털이 잘리며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머리털은 성경에서 지혜와 명철, 힘의 능력을 상징하고 있다. 여자의 머리털이 땅의 지혜나 세상의 지혜, 사피엔스의 지혜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사피엔스는 위기에 두 가지로 자신을 표현한다. 

 

첫 번째가 삭발의 결단이다. 머리털은 생명과 같기에 나의 생명을 상징적으로 자른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두 번째는 단식이다. 단식의 결단도 머리털과 관련이 있다. 단식 중에는 케라틴이 급격히 줄어들어 머리털이 잠시 중단된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머리털에서 나왔다는 말이 있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에서, 삭발의 결행을 들기도 한다.

머리털은 인간에게 생명처럼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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