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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일 칼럼] 78억의 인구 중 40억이 안경을 쓰고 있다. 한국성인은 약 56%가 안경을 쓰고 있다. (대한 안경사협회. 2021) 인구의 절반이 안경을 쓰는 셈이다.
학인은 안경을 이리도 많이 쓰는데 시력이 좋아지는 약은 왜 만들지 못할까. 안경을 벗는 묘약이 나온다면 거부가 될 것은 물론, 노벨상을 받을 것이 아닌가. 이렇듯 지구상에 수많은 안과의사가 시력에 관하여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만, 속 시원한 결과는 요원하다.
학인은 두 가지에 늘 감사드린다고 한다.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께. 안경이 나오기까지 음으로 양으로 영향을 준 분들께, 감사한다. 학인은 한글과 안경 덕에 글을 쓰며, 책을 읽는 재미로 살고 있기 때문이란다.
안경의 역사는 기원전 750년쯤의 ‘수정 원반’을 찾아낸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다양한 것들이 등장하지만 유리가 나오면서 안경의 기원은 시작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2000년 전이다.
로마의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세네카(BC4경~AD65.Lucius Annaeus Seneca)는 “물을 가득 채운 구체(球體)를 이용하면 작은 글씨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라는 기록이 안경의 태동으로 본다.
모든 안경의 역사는 눈앞의 유리 조각이 테와 다리를 달고 얼굴에 안착한 기나긴 과정의 역사를 훑는다. 오늘날 안경은 13세기 유럽에서 ‘발명’ 됐다.
유명한 소설, 움베르토 에코가 수도원 살인사건을 그린 소설‘장미의 이름’에서 묘사했듯 최초의 안경은 노안을 교정하는 용도를 쓰였다.
안경의 발전도 예외는 아니다. 세상사 중요한 것들의 발전은 권력과 재력의 뒤 받침이다. 근시용 안경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처음 탄생했는데 도시의 유력가문인 메디치가(家)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가이드에게 꼭 소개받는 가문이 있다.
은행업과 상업을 통해 축적한 재산을 시각 예술과 과학에 투자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메디치가 가문이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1513년 교황이 된 레오 10세를 비롯해 메디치가 후손의 상당수가 근시로 고생했다는 점이다. 당시 가장 경제력이 있고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메디치가와 레오 10세 교황이 근시 안경을 만드는 재정적 후원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삼성이 병원을 만들고 이건희 회장이 사들인 예술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과 같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시인 에머슨은 “철학은 플라톤이요. 플라톤은 철학이다”라고 일컬은 플라톤도 눈에 관한 기록이 있다. 물론 이런 것은 학문적인 주장이다. 눈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플라톤과 유클리드는 눈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고 믿는 유출론자였다.
횃불에서 광선이 뻗어 나오듯 눈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물체를 인식한다는 믿음이었다. 반면, 소크라테스와 데모크리토스 등은 눈이 물체 자체에서 나오는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기관이라는 유입론자들이었다.
학자들의 학문적 주장과 안경의 발전은 상관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눈에 관한 두 학파의 이론은 안경의 역사에 다양한 의미를 주었다.
독일에서 몽블랑 만년필을 만들었다면 프랑스는 1400년대 중반, 이미 안경제작자들이 독자적인 길드(guild)를 만들어 활동했다. 이웃 런던 등 유럽 대륙을 중심으로 신소재를 활용한 공예가 발달하면서 안경은 하나의 패션화 되었다.
동물 중 말(馬)은 눈이 가장 크다. 새는 동물 중 눈이 가장 밝다. 그중에도 매의 눈은 동물 중 가장 멀리 보는 눈을 가졌다. 패션의 나라 프랑스의 새들도 안경을 쓰고 싶다는 광고문구가 시선을 끈다.
안경에서 강렬한 인상의 사람은 컬링(curling) 선수 김은정이다. 2018년 ‘팀 킴’은 평창올림픽에서 일본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일본에 승리를 거두며 김정은의 별명은 ‘안경 선배’라는 키워드에 오르기도 했다.
여성에겐 지금도 안경이 금기시된 나라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이다. 대기업에서 여성의 안경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세계 경제 대국이라는 나라의 꼬락서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지상파 방송인 MBC에서 임현주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서 뉴스를 진행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성이 안경을 쓰고 뉴스 진행한 사례가 전무 하였다. 모든 것이 지나고 보면 사소한 것들. 그 사소한 것들이 현재에서 보면 불평등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안경은 새벽을 깨우는 파수꾼들이다. 안경은 지구의 모든 것을 재빠르게 먼저 인식한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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