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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날’이 있다고요

한국의 자원식물, 신비한 생명력의 채소식물, 미나리 왕들의 밥상에 빠지지 않아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기사입력 2021/04/29 [21:32]

‘미나리 날’이 있다고요

한국의 자원식물, 신비한 생명력의 채소식물, 미나리 왕들의 밥상에 빠지지 않아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입력 : 2021/04/29 [21:32]

[최창일 칼럼] 미나리는 한국이 원산지며 친근한 채소식물이다. 고려와 조선 왕조시절 한양, 개성곳곳 연못이 있었고, 그 연못에는 의례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었다. 그만큼 미나리를 많이 먹었고 미나리에 대한 상징성도 컸다.

 

세종대왕 시절, 종묘제사에 미나리 김치가 두 번째로 올라갈 만큼 중요한 음식이었다(조선왕조실록). 왕의 밥상엔 미나리가 빠지지 않았다.

▲ 무안 미나리 농장 / 최창일

당나라의 의서 식료초본(食療草本)은 지금과 달리 미나리를 술이나 장에 담그면 맛이 좋다고 했다. 미나리의 특징은 물이 좋지 않을수록 뿌리는 향기를 더 강하게 만들어 낸다.

 

미나리는 충성과 정성의 표상이고 학문의 상징이다. 조선후기까지도 미나리꽝은 흔하게 보는 풍경이었다. 청파동은 만초천(蔓草川)이 흐르고 미나리꽝이 많은 동네였다. 북한산에서 발원된 물길에 남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더해진 만초천은 용산강이라 불리며 청파동을 지나 한강으로 흐르는 하천이었다.

 

1957년 복개가 되어 미나리꽝은 점차적으로 줄어들어 갔다. 당시는 서해 바다의 밀물이 용산천까지 밀려들어 왔고 자연히 만초천으로 밀려들고 썰물이 되는 밤마다 불을 켜고 게를 잡느라 그 불빛은 은하수와 같았다고 한다.

 

시인 소월이 한 때나마 살던 동대문 밖 왕십리도 미나리꽝으로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작 ‘미나리’는 병아리 감별사로 이민을 간 정한길 씨의 실제 이야기다. 윤여정이 연기한 할머니 ‘순자’ 역시 딸을 돕기 위해 태평양을 건넌 이민 1세대다. 이들의 땀과 눈물이 먹고 자란 채소가 바로 미나리다. 질긴 생명력을 표현한 영화다. 말초신경을 건들지 않는 영화지만 인간의 내면을 면밀하게 그렸다는 점에서 아카데미는 눈여겨 본 것이다. 

 

미나리는 시경(詩經)에도 나오는 구절이 있다. “반수(泮水)에서 미나리를 뜻는다”고 했는데 많은 사람 중에서 인재를 성장해 키운다는 의미로 쓰였다. 이러니 사대부 집안에서는 자식이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뜻에서 집집마다 연못에서 미나리를 심었다. 

 

<청구영언(靑丘永言. 1728년. 김천택 저)>에 나오는 시조에도 봄 미나리의 진가를 알리는데 “겨울날 따스한 볕을 임 계신 곳에 비추고자/ 봄 미나리 살찐 맛을 임에게 드리고자/ 임이야 무엇이 없으랴마는 못다 드리어 안타까워하노라”라고 노래했다.

 

시의 내용을 설명하지 않아도 뜻이 전달되지만 사랑하는 임에게 무엇이든 드리고 싶지만 그 중에서도 살찐 봄 미나리를 임에게  먹이고 싶다는 것이다. 미나리는 계절을 알리는 우편배달부다. 봄도 미나리별미를 좋아한다. 

▲ 최창일 / 시인     ©성남일보

미나리(Oenanthe javanica)는 산형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종류는 미나리(식용, 약용, 수근), 개미나리(식용, 약용),묏미나리(식용), 반디미나리, 독미나리(맹독, 약용), 돌미나리(식용, 약용)등 많은 종이 있다.  물미나리는 수근(水芹), 밭 미나리는 한근(旱芹))으로 나누기도 한다. 돌미나리는 물미나리에 비해 줄기가 짧고 잎사귀가 많다. 

 

미나리는 동의보감에도 해독작용을 하는 것으로 전한다. 황달, 부인병, 음주 뒤의 두통과 구토에 효능이 있다고 기록한다. 김치를 담글 때 양념으로 쓰이고 전골에는 중심을 지킨다. 나물로 무쳐서, 데쳐서 삼겹살에 감아 강회로 먹는다면 그날은 생일날이다. 근래에는 샐러드와 녹즙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한 가지 의문은 1900년대 시인, 백석은 조선일보의 기자생활을 하며 미나리꽝을 보면서 살았다. 그런데 그의 시에는 미나리에 관한 시는 좀처럼 볼 수가 없다. 만약 백석이 미나리에 대한 시를 만들었다면 한국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의 스토리에 인용이 되었을 수도 있다.

 

같은 신문에 근무한 시인 정지용의 <춘설> 시에 미나리의 한 구절이 있을 뿐이다.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 들어/ 바로 초하루 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인 멧부리와 /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얼음 금 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 옹성거리고 살아난 양이/ 아이 꿈 같기에 설워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옴짓 아니 기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 꽃피기 전 철 아닌 눈에 / 핫 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

 

“처갓집 세배는 미나리강회를 먹을 때나 간다“는 속담도 있다. 미나리가 그만큼 좋다는 속담이다. 4월 26일을 한국의 자랑스러운 채소, ‘미나리 날’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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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시인 2021/04/30 [23:14] 수정 | 삭제
  • 미나리 미니리 .....
    요줌 미나리가 대세다
    그 흔한 미나리가 세계를 열였다

    미나리를 닮은 인생 윤여정이다
    영화라면 사족을 못쓰고 좋아해서 "화녀"라는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모르지만 본기역이 난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여자배우 윤여정
    요즘 어디서나 수상 인터뷰가 핫이슈다
    친근하면서도 유머가 있는 자연스러운 소감으로인해
    세계를 열광 시킨것이다

    어릴때 비오는 날이면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미나리로 전을 부쳐서 축축한 날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는 엄마의 수고가 있었다
    미나리 전은 향기롭고 감칠맛이 있다
    그러고 보니 맛을 본지가 꽤 오래되었는데
    기억이 살아있네

    시인의 친절한 안내로 미나리의 종류가 많다는것을
    구체적으로 알게되어서 득템한 거 같다
    마트에서 보이는 미나리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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