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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은 대한민국 박물관의 심장’이죠

박물관은 야생화 ... 북촌을 세계적 관공명소로 만들어야

박물관뉴스 | 기사입력 2008/08/21 [07:30]

‘북촌은 대한민국 박물관의 심장’이죠

박물관은 야생화 ... 북촌을 세계적 관공명소로 만들어야

박물관뉴스 | 입력 : 2008/08/21 [07:30]
▲ 장신구 박물관의  세계화를 꿈꾸는 이강원 관장.     
[박물관 리뷰 - 이강원 세계장신구박물관장]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포장도 안 된 노천시장 한 귀퉁이에서 하얀 전통 의상을 입은 여인의 목에 걸린 은 목걸이의 멋에 취해 20여년 넘게 장신구의 멋에 취해 왔다.”
 
“당시 아프리카 여인의 만남은 나에게 벼락을 맞은 듯한 문화적 충격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만일 허름한 시장 한 모퉁이에서 만난  이 아프리카 여인과의 만남이 없었다면 오늘의 장신구박물관의 모태는 없었을 것이다.”
 
역사 이래 가장 오래된 인류의 동반자인 장신구의 미에 취해 세계 각국을 발로 누빈 이강원 세계장신구박물관 관장. 한국 전통의 멋과 조상의 혼이 숨 쉬는 북촌에서 지난 2004년 세계장신구박물관을 개관해 장신구박물관의 메카로 인정받고 있는 이 관장.
 
이 관장은 장신구의 멋에 취해 전쟁터와 아프리카 외지를 걸어 장신구 수집에 나서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각국의 귀중한 장신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한 주인공.
 
‘박물관은 야생화’와 같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이 관장은 ‘북촌을 대한민국 박물관의 심장’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다. 6백년 수도로 우리나라의 모든 것이 압축된 북촌에 특색을 살린 박물관 10여개만 있으면 세계적인 광광명소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 관장의 꿈이 실현되는 날이 손꼽아 기다려 진다.
 
- 박물관을 만들게 된 동기는.
 
30여년 넘게 유물을 수집하면서 유물의 양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박물관을 만들게 됐다고 본다. 특히 저의 경우에는 외교관 남편을 따라 해외에 나가 있는 시간이 많은 관계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에 살았다면  일찍 박물관을 세웠을 것으로 본다. 해외 생활을 마무리 하고 한국에 들어 온 것이 2002년말 이었다. 그래서 2004년에 박물관을 건립하게 됐다.
 
돌이켜 보면 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이 망설임이나 주저함이 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박물관을 개관해 오늘에 이른 것 같다. 이는 나에게 주어진 운명처럼 받아들인 것 같다.
 
- 장신구의 매력에 취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독일에 있다가 1978년에 미지의 세계로 알려진 아프리카를 방문했다. 당시 나이가 30대였다. 당시 아프리카 대륙에서 커다란 충격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아프리카에 머물면서 시장에 나가 아프리카 여인이 치장한 목걸이의 멋에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당시 심정을 돌이켜 보면 번개를 맞은 듯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본다. 이후 세계 전통 장신구에 대한 관심에 흠뻑 빠졌다. 
 
우리가 아는 아프리카에 사는 아프리카인들은 상당한 문화적 자긍심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시각이 일정 정도 오도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 우리나라 장신구와 비교해 외국의 장신구의 특징은.
 
우리나라 장신구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솔직히 우리나라 국민성은 상당히 소박해 치장의 필요성을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 복식 자체가 장신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본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장신구가 많이 발달하지 못했다고 본다.
 
그러나 외국의 장신구는 화려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라시대에는 금 장신구 등 화려한 문화가 발달했지만 조선시대에는 가락지,노리개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한복의 경우 장신구를 하지 않았을 때 더욱 돋보이게 된다. 장신구가 발달하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유물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 유물을 수집하면서 구상한 박물관이 있다면.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정도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은 네덜란드와 벨기에 소장자로 세계에서 3~4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박물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 사람들도 우리 박물관을 만든 것에 부러움을 갖고 있다.
 
박물관을 고민하면서 어느 지역에 박물관을 만들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제가 태어난 지역이 북촌이어서 북촌에 박물관을 건립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실천에 옮겨 이 자리에 박물관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특히 그동안 수집한 유물들이 세월의 무게가 있는 것들이어서 전통 한옥 밀집지역인 북촌이 최적의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박물관 건립에 있어 서울대 김승회 교수의 설계에 의해 박물관이 만들어지게 됐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건축계에서 인정하는 분으로 설계전에 소장품을 살펴보고 박물관을 설계했다.
 
우리 박물관의 건물 구조는 북촌의 골목길 등을 설계에 반영해 섬세한 건축미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물관에는 9개의 방을 창작한 독특한 인테리어 등을 가미해 장신구박물관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점이 특징이라고 본다.
 
- 유물을 수집하면서 겪은 사연이 있다면.
 
외국생활을 하면서 그 나라의 언어를 필수적으로 공부했다. 영어나 스페인어는 말할 것 없고 아프리카 언어도 배웠다. 그래서 현지에 친구들이 있어 유물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당시에 유물이 있다고 하면 길도 없는 곳을 찾아가 유물을 수집하기도 했다. 전쟁터를 지나 유물을 구하러 가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경우 장신구가 종교적인 것과 연관이 있어 혼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시골 마을을 찾아가 유물을 만지려 하자 온 동네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나와 나를 때리려 했다. 당시 현지 언어를 배우이 못했다면 큰 봉변을 당할뻔한 경우도 있었다.
 
- 북촌에 박물관이 밀집된 이유는.  
 
박물관을 운영하는 것이 이처럼 어려운 줄은 몰랐다. 처음에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하자 주변의 만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박물관은 공공성을 담보로 하는 것이라고 본다. 저는 북촌을 ‘박물관 공화국’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립박물관이 200관 정도 되는데 북촌을 비롯한 종로구에 20개 정도 박물관이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북촌은 대한민국 박물관의 심장’이라고 생각한다. 북촌의 박물관이 제대로 자리 잡아야 전국 사립박물관의 활동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
▲ 북촌이  대한민국 박물관의 심장이라고 강조하는 이강원 관장.     ©박물관뉴스
 
- 북촌박물관들의 공동 마케팅이 있다면. 
 
박물관도 이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지난 7월부터 북촌에 있는 저희 박물관을 비롯해 북촌생활사, 부엉이, 티벳 박물관 등  5개 박물관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자유이용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 달 넘게 운영되고 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 자유이용권 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공동 안내책자도 준비하고 있다.
 
- 박물관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종로구에는 다양한 형태의 박물관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종로구는 사립박물관의 심장부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를 위해 종로구사립박물관협의회도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박물관은 야생화’라고 생각한다. 척박한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야생화처럼 박물관도 자발적으로 만들어져 문화교육의 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종로구가 한국박물관의 심장이라고 하는 것은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종로처럼 6백년 된 도심에 궁궐 등이 밀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사립박물관이 이처럼 많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국제적인 관광상품으로서의 경쟁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의 뮤지엄 마일과 같은 세계적인 관광지역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북촌을 비롯해 제대로 된 박물관이 15개 정도만 들어서면 세계적인 관광지역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북촌의 역사성을 살린다면 도심의 랜드마크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아쉬움 점이 있다면.
 
외국의 경우에는 하나의 유물을 회화나 미술품처럼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한다. 그런데 5천여점의 유물을 제대로 전시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장신구의 멋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십자가 장신구 등을 우리나라에서 본다는 것은 커다한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이러한 장신구를 국내에 들여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 올해 계획하고 있는 전시회는.
 
이제는 세계를 대상으로 해외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에 중국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고 핸드백전도 준비하고 있다.

- 박물관인들이 가져야 할 철학이 있다면.
 
박물관인들도 일반 사람들과 같이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고 본다. 박물관인들은 그 나라의 문화를 이끌어 가고 문화지형을 바꾸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외국인들이 한국인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이 있다. 즉 한국인을 국수주의자로 생각하는 것이다. 박물관을 견학한 중국,일본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우리나라에 이 같은 유물이 전시되는 것에 충격을 받고 돌아간다. 우리 박물관이 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한국의 미를 표현한 장신구를 해외에 소품으로 상품화 해 소개하는 것과 한국작가의 작품을 해외 전시회를 마련해 한국 작가의 작품을 세계속에 소개하는 것을 추진해 보려 한다.

원본 기사 보기:박물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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