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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을 여행하게 하라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기사입력 2018/04/24 [20:56]

김정은을 여행하게 하라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입력 : 2018/04/24 [20:56]
▲ 최창일 교수.     ©성남일보

[최창일 칼럼] 

나와 당신의 취향이 다르듯이 취향은 세상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취향이 있다. 여행은 다른 세상눈을 크게 하고 넓은 것을 터득케 한다. 나아가서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을 통하여 세상을 알게 한다.

 

우리의 조선 600년을 보면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 역대 왕들은 여행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행 정치란 외교, 폭넓은 사고, 기획력을 말한다.

 

즉위 600주년을 맞는 세종을 통하여 오늘의 남북 관계를 돌아본다.

 

세종을 돌아보면, 그의 문화 업적에 놀라고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세종의 민본정신은 15세기 조선의 정치와 경제, 과학문화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원천이었다. 학자들은 세종을 들어 민주주의와 인제등용의 지혜를,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한 가장 큰 덕목을 가진 조선의 큰 왕이라고 평가한다.

 

훈민정음, 집현전, 자격루, 1430년대의 국민투표 등 세종과 당시 신하, 백성들이 합의하여 도출한 성과들은 기록으로만 이어져 온 것이 아니라, 우리생활 속 문화유산에서도 그 흔적들을 찾을 수 있다. 서울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조선의 법궁 경복궁은 그 명칭에서도 근정전, 사정전 등 왕이 솔선수범하여 검소하고 절약하며 민생을 안정시킬 책임과 의무를 강조한 궁궐이었다.

 

만약 세종이 신하들을 시키지 않고 직접 외유 외교를 하였다면 오늘의 한국은 어떻게 되었을까?. 당시 자격루를 만든 장영실은 세종의 총애를 받은 과학자다. 청나라를 다녀오고 오랜 연구 끝에 자격루를 완성하게 되었다.

 

이에 야당은 장영실의 폭넓은 사고와 지식을 질투한 나머지 가만 두지 않았다. 세종의 각별한 관심을 받았지만 그는 어느 날 존재도 없이 비누거품처럼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 같은 일은 200년이 지난 후에도 다시 일어났다. 병자호란의 굴욕으로 인종의 아들인 소현세자가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생활하게 되었다. 굴욕의 시간이었지만 소현세자는 인질을 한탄하지 않고 중국에 체류 중인 독일의 아담 샬 신부와 친분을 맺게 되면서 그로부터 서양의 여러 가지 과학 지식을 전수받았다.

오랜 청나라 생활 끝에 소현세자는 전수한 지식을 가지고 조선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당시 야당, 사대부들은 서양 물을 먹은 소현세자를 달갑지 않게 여긴다.

 

야당에 놀아난 아버지 인조마저 세자의 행실을 못 마땅하게 여긴다. 이것이 바로 외교력을 겸비하지 못한 조성 왕실의 최대의 문제였다. 결국 소현 세자는 의문의 죽음을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마치 장영실의 죽음과 닮은꼴이었다.

 

다시 현실로 돌아보자. 오늘의 어두운 북한의 실상은 딱 한가지다. 단절의 국가경영을 하고 있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은 집권 중에 유일하게 중국을 다녀온 것이 외유의 전부다. 그는 중국을 다녀오고 상당한 충격 속에서 한동안 많은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그리 오래 가지 않고 다시 닫힌 사회로 귀의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의 아들, 김정은 다르다는 평가다.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유학을 하였고 해외의 다양한 모습들이 세포에 입력이 되어 있다. 심리학적으로 어린 시절의 정신세포형성은 언젠가 다시 부활하게 된다고 한다. 젊은이 김정은은 경제라는 정치의 묘미에 나름 자신을 얻었다.

 

경제란 북한의 단절된 상황에서는 펼칠 수 없다. 성장도 불가능하다. 이에 김정은은 세계의 외톨이 되어가는 것에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재벌 3세같이 아버지를 잘 만난 그렇고 그런 부류는 아니었다. 결국 그는 한국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돌파구라는 묘수를 둔다. 동생을 한국에 보내고 세계의 관심을 갖게 하는 외교력을 과시한다. 할아버지 김일성도 펼쳐보지 못한 외교력의 대성을 이룬다.

 

미국의 트럼프의 각도(角度)는 상식을 벗어난 정치인이다. 그를 잘 못 읽으면 세계의 정치 판세 속에서 파멸을 갖게 할 수 있다. 김정은은 트럼프를 너무나 잘 읽은 젊은 정치인이다. 어찌 보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나 일본의 아베총리보다 더 정확히 분석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27일 남북 정상회담은 그야말로 세기의 관심 속에 진행된다. 세계의 언론은 생중계를 한다. 이것이 김정은의 외교력이다. 이제 김정은을 더 달라지게 하는 방법은 그를 세계 속으로 여행을 하게 하는 것이다. 자신이 스위스에 유학시절은 옛날이 되었다.

 

세계는 또 다시 달라지고 있음을 깨달을 때, 그의 정신세계는 달라진다. 동서독의 통일은 정상들의 자유로운 여행이 도움이 되었다. 김정일을 여행 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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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혁 2018/04/24 [23:41] 수정 | 삭제
  • 시의 적절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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