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想과 인간 61
통성명 /이원좌 시인
누군가를 아는만큼 나의 허물을 내 보이는 것이다
친해지는 시간만큼 섭섭함이 더하는 중이다
그런데 우리가 만나는 동안 사랑은 쌓이고 있는 건가
세월이 가면서 이끼가 낀다 푸른 목마름이다 ...................................... 이원좌 시인은 ‘통성명’, 이름을 교환하며 시작되는 관계의 순간을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로 확장한다. ‘누군가를 아는 만큼 / 나의 허물을 내보이는 것이다’라는 첫 구절은 관계의 핵심을 드러낸다. 알게 된다는 것은 곧 나의 결점과 상처를 드러내는 일이며, 이는 인간관계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위험함을 내포하고 있다.
시인은 친밀함이 쌓이는 만큼 ‘섭섭함이 더하는 중’이라는 역설을 제시한다. 가까워질수록 기대와 실망이 커지고, 결국 관계의 무게가 감정의 마찰을 낳는다는 통찰이다. ‘그런데 / 우리가 만나는 동안 / 사랑은 쌓이고 있는 건가’라는 물음은 시 전체의 정조를 깊게 만든다. 단순히 관계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 사랑이 시간과 함께 쌓이는지, 혹은 희미해지는지를 묻는 사색이다.
시인은 인간관계의 지속 속에서 진정한 감정의 성장을 의심하고 있다. ‘세월이 가면서 / 이끼가 낀다 / 푸른 목마름이다’라는 강렬한 이미지로 시를 맺는다. ‘이끼’는 시간이 흘러 쌓이는 정체, 무기력함, 혹은 관계의 침전물처럼 느껴진다. 이어지는 ‘푸른 목마름’은 아직 남아 있는 생의 열망, 사랑에 대한 꾸준한 갈증을 상징한다. 세월 속에서도 완전히 마르지 않는 마음, 그 속의 푸름을 시인은 간절하게 붙잡고 있다.
인간관계의 섬세한 역설, 즉 가까워질수록 상처받고, 시간이 흐를수록 메마르면서도 여전히 사랑을 갈망하는 존재의 본질을 조용히 성찰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언어는 간결하지만, 그 여운은 오래 남는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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