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想과 인간 39
그대 지치고 외로울 때 / 주영숙 시인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네 이름을 몰라
대명사를 지어 봤어. 스토커, 스토커라고 지웠어. 치졸하기가 짝이 없어서 다시 고민하였어. 낯설고도 신선한 이름을 외갈래 길로 가다가 노견(路肩)에 차운 세운 아침. 울먹울먹하며 네가 전화했더라.
때때로 카톡 보내도 되느냐고
그렇지, 그 이름이야. 지치고 외로울 때라야만 불러 볼 때때로…… .............................................................. 때론 지치고 허공이 앞일 때 외로움이 다가온다. 아니다. 외로움은 늘 상 시인의 핸드백에 들어 있다. 시인은 재치있다. 찾아온 외로운 그림자에 대명사를 지어본다. ”스토커, 스토커라고“ 시는 이래서 영의 세계라 한다. 생각하지 못한, 발상이 언어의 집을 짓기 때문이다.
주영숙 시인은 소설가다. 그런가면 시조 시도 만든다. 언어의 행간을 수없이 오르내리며 지치고 외로움을 자청하는 작가다. ”노견에 차를 세운 아침“이다. 시인은 스스로 울음을 타자로 바꾸어 무척이나 의연한 척한다. 그리고 곧장 차를 몰고 떠나는 정경이다. ”지치고 외로울 때라야만 불러볼/ 때때로……”라며 워드를 덮는다. 시인의 노트북엔 외로움이 가득가득한 소리가 난다.
시인의 시에는 “별빛 소리달빛 소리볕춤추는 그곳이라는 볕꽃”의 명징한 행시 형태의 사설 시조가 있다. 분명 시인은 사다리를 놓고 지금쯤 소리 달빛에 오르고 있을 것이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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