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애경 칼럼] 저출산 문제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서는 사회적 위기다. 인구 절벽과 고령화로 인해 청년층과 가정의 삶이 위축되고 있으며,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돌봄 체계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등장한 ‘늘봄 학교’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부모들이 직장과 가정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정책적 시도로 자리 잡고 있다.
늘봄학교는 저출산 및 고령화의 심화로 돌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기 위한 사회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기존 돌봄교실만으로는 부족하여 돌봄 공백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늘봄학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포괄적이고 확장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제다. 늘봄 학교의 주요 특징은 모든 초등학생이 소득이나 가정 상황과 관계없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돌봄교실이 주로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 자녀를 우선으로 한 것과 달리, 늘봄 학교는 돌봄이 필요한 모든 아이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통해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며, 학부모의 양육 부담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또한,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매일 2시간씩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고학년 대상 프로그램도 더욱 다양하고 질 높은 내용으로 확대한다.
늘봄학교는 단순한 돌봄을 넘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종합 교육 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기존 방과 후 돌봄 프로그램과 달리, 늘봄 학교는 정규 수업 외에도 초등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매일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신체 발달과 정서 발달을 고려한 놀이 중심의 예체능과 사회 정서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학년은 체육, 문화예술, 디지털 교육, 진로 탐색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습과 돌봄이 결합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늘봄학교란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를 의미한다. 늘봄학교는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늘봄 학교는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재미있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생활 적응을 돕고, 고학년에게는 사교육과 차별화된 미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늘봄학교가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선결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늘봄학교를 위한 전용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많은 학교가 돌봄 시설과 공간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아이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머물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협력하여 지역 내 커뮤니티 센터나 청소년 수련관 등을 활용한 돌봄 서비스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공간 활용은 학교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용하며,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돌봄 사각지대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둘째, 늘봄학교 운영에는 충분한 수의 돌봄 인력과 이들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현재 돌봄 교사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며, 교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늘봄 학교의 성공을 위해서는 돌봄 교사들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적절한 성과보수 제공이 필요하다. 또한, 교사와 돌봄 전담사 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돌봄의 질을 향상하고, 아이들이 즐겁고 안전한 환경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늘봄학교는 단순히 아이를 보호하는 돌봄 기능을 넘어서 교육적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예술, 체육, 디지털 교육, 사회성 및 정서 교육을 포함한 폭넓은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학부모들의 신뢰를 쌓아 공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놀이와 학습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늘봄학교가 전국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운영 모델이 필요하다. 대도시, 중소도시, 농산어촌 등 다양한 지역에서 각기 다른 인프라와 환경에 맞춰 운영되는 모델을 통해 모든 아이가 돌봄과 교육을 균등하게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교육청, 지역사회 단체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각 지역의 필요와 특성에 맞춘 프로그램과 자원 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늘봄학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재정 지원과 법적 토대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늘봄 학교의 장기적 운영을 보장하고, 돌봄과 교육이 일관된 체계로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늘봄 학교 지원 특별법을 마련하여 재정 지원을 확립하고, 각 지자체와 학교가 늘봄 학교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돌봄의 중요성을 반영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며,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인프라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늘봄학교는 저출산 시대에 아이와 가정,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함께 성장할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돌봄과 교육을 결합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단순히 부모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넘어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이 특히 동적인 활동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자연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보급해야 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 확보도 중요하고 학원과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 할 수 없는 체육활동 등, 동적인 프로그램과 정적인 심리·정서 프로그램을 균형 있게 짜는 것도 필요하다, 늘봄학교는 장기적으로 초등 사교육을 줄일 수 있는 해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