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근심 / 심명숙 시인
산천(山川)이 푸르다 하여 솔밭에 앉았더니 뻐꾸기 근심이 하염없다 하네
울며 괴로워하는 어제 일들 꺾인 나뭇가지 시들 듯 안타까움 뿐이구나
지난 시간은 한갓 꿈인데 이 순간을 소홀하여 내일의 희망이 묻혀버리면 어쩌나
이 밤 호곡(號哭) 속에 지새우는 등에 앉은 찬 이슬 근심이 두 짐이구나 ........................................ 시인의 시 건축 보면 재미도 있지만, 시의 메타포인 은유가 마치 변명으로 감상 되기도 한다. ‘뻐꾸기 근심’은 시인의 근심일 수 있다. 아니 우리의 근심이기도 할 것이다. 시인은 고향의 뻐꾸기에게 근심을 모두 짊어지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살아가는 곳에는 근심이라는 담이 있다. 흐르는 한강 물도 근심되어 흐른다. 먼 산을 바라보며 뻐꾸기 울음을 들으면 그리도 근심이 많은지 이산 저산이 같이 측은 해한다.
심명숙 시인은 어릴 적 고향의 뻐꾸기의 울음을 기억해내며 근심을 해독한다. 시인의 특권이라면 뻐꾸기의 근심을 들어주는 영을 가졌다. 비록 호곡 속에 지새우며 찬 이슬을 근심으로 지고 가지만 그것은 대속(代贖)의 근심이다. 그래서 시인은 조국을 사랑하지 않아도 밤이면 조국을 위해 근심으로 눈물을 흘린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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