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자연의 리듬과 사람의 박동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기사입력 2024/03/04 [07:07]

자연의 리듬과 사람의 박동

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 입력 : 2024/03/04 [07:07]

[최창일 칼럼] 시를 지으려면 다른 사람이 지은 시를 읽어야 한다. 황금찬 시인은 남이 쓴 시를 삼천 권은 읽어야 시인이 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후학들에, 전하곤 했다.

 

시인들과 대화를 하면 그의 시 짓은 세계를 볼 수 있어 유익한 공부가 된다. 문태준 시인의 제주살이 이야기에 시 지은 법을 일깨워 준다. 

▲ 사진 / 방석 작품   © 성남일보

“한라봉을 심고 이웃집 사람이 전정을 막 끝내기에, 전정의 시기를 재던 나는 서둘러 가지를 잘라냈다. 이웃집의 농사를 따라서 하긴 했지만, 이웃집 사람만큼 대범하진 못해서 나무에 햇살이 사방에 골고루 들 수 있을 정도로만 곁가지를 쳤다. 고향 집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드렸더니 어머니께서 한 해의 일을 끝낸 나무에 비료를 넉넉하게 줘야 한다고 하셔서 또 그 말씀에 따라 비 오는 날에 모자라지 않게 비료를 주었다.”

 

문태준 시인의 제주살이에서 시를 지으려면 다른 사람이 지은 시를 읽어야 한다는 황금찬 선생의 말씀이 그대로 묻어난다. 도회지에서 대학을 나오고 강의를 하던 작가가 농사를 짓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주변의 농사 선배의 농법을 따라야 한다. 

 

시를 지은 것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이 쓴 시를 읽는 것은 나의 시의 영감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시심(詩心)이라고도 한다. 다른 사람의 서정시를 이해하게 되면 자연과 자연 안의 소리를 듣게 되는 귀와 눈이 열린다. 몽골인들은 자연은 “어머니의 자연” 이라 부르기도 한다. 새로운 감각과 깊은 사유에서 솟은 시편들이 그 안에 샘물이 나오듯 한다는 것이다. 

 

다시 문태준의 제주살이 이야기에서 시를 짓기를 이해한다.

 

“서툴지만 삽목(揷木)도 했다. 삽목은 잘라낸 가지나 줄기를 흙에 꽂아서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인데 개체를 늘리는 일인 셈이다. 삽목법도 이웃집 사람에게 배웠다. 내 집과 이웃집에는 같은 종류의 화초가 더러 있다. 이웃집 화단에 고운 꽃이 피면서 근사하게 자라는 화초가 있으면 그 화초의 이름을 물어 그때마다 심었던 탓에 이제 이웃집 화단과 내 화단은 큰 차이가 없게 되었다. 이웃집 사람이 어느 날 내 집 화단을 보게 된다면 빙그레 웃게 되겠지만, 아직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처음 시를 쓰는 것은 김소월이나 박목월이나 같은 이치다. 스승의 시를 따라서 하는 것이다. 소월은 김억 스승의 시를 차운(次韻)하였다. 문장을 차운하는 경우, 김억 시인의 문장을 차운한다는 설명을 달아주었다. 

 

중국의 속담에 ‘달리는 말은 마구간을 돌아보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시인 중에는 ‘공중을 나는 새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 흐르는 물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라는 시를 지은 것을 본다. 모두가 중국의 속담을 읽었기에 ’새‘와 ’물‘의 인용법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문태준 시인은 “이웃집 사람이 알려준 대로 잘라낸 줄기마다 두 개의 순이 남도록 해서 부드러운 흙 속에 묻었고, 물속에 담가두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삽목한 가지로부터 뿌리가 나오고 두 개의 눈, 즉 두 개의 맹아(萌芽)의 의지해 화초를 자라날 것이다.”

 

문 시인은 자연, 농장의 한라봉과 삽목을 통하여 시 지은 방법을 쉽게 설명을 하여준다. 

 

어느 시인은 저녁에 시를 지은다. 아침에 읽어보면 너무 감상에 젖어 다시 수정한다. 시를 지은 것은 시간과 환경에 따라서 다소의 느낌이 다르기도 하다. 이와 같은 것은 다른 사람이 시를 지은 방법을 알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문 시인이 이웃 사람의 꽃 재배를 따라서 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 최창일 시인     ©성남일보

시인이 다른 시인의 시를 많이 읽는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자애롭고 평온하고 순결하고 넓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시를 짓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시에서 결핍을 찾아 나를 지탱하는 법을 배운다. 시인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는 없다. 수도원이 가지 않고 수도하는 방법은 책을 통해서다. 이문열 작가는 빛나는 세계문학을 읽는 것은 문학의 아버지가 되고 정신의 어머니가 된다는 말을 한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