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想과 인간13
내리고 흐르기를/ 노해임 시인
눈이 내리고 비가 내리고 눈이 녹고 비가 흐르고
이는 모두 물이 되어 흐르네 흐르는 것 하나 더 세월을 보테면
정도 사랑도 흐르는 혈관 속에 인정이 고이는 사람의 바다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그리움 그리는 고독의 바다여 오늘 나는 당신 곁에 쉬고 싶다네 ............................................................................... 일어서는 것들은 흐른다. 앞서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흐르는 것이 자연의 묘법이다. 눈보라가 퍼붓거나 소낙비가 내리는 시의 풍경에서 물이 되어 흐른다. 노해임 시인은 흐르는 것에서 ‘차갑다’는 의미와 결합 된 ‘따듯함’에서 흐르는 삶을 본다. 정도, 그리움도 혈관에서 흐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시인이다. 흐른다는 것은 초현실의 복합체다. 감성의 회화다. 흐르는 것은 들끓는 불꽃의 뜨거움이다. 뜨거움을 언어가 만드는 것은 아찔하고 선명한 색감이다.
여기에 동반된 달콤하고 부드러운 흐름의 미각은 아득한 눈보라가 보인다. 흐름의 은유를 자유롭게 사유하는 것은 시만의 영원일 것이다. 자연 속 영성은 물이 되어 흐른다는 사실은 시인이 원초적으로 기억하는 것 가운데 가장 선명하고도 보편의 상(像)이다. 물이 흐르거나 자연이 흐르는 것은 누군가의 곁을 말한다. 그 곁은 가장 강렬한 자의식의 ‘쉼‘ 이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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