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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김기권 / 전 남양주오남중학교장 | 기사입력 2023/10/12 [07:25]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김기권 / 전 남양주오남중학교장 | 입력 : 2023/10/12 [07:25]

[김기권 칼럼]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공중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로 우리나라 화장실 선진 문화를 최초로 이끈 화장실 문화시민연대 표혜령 대표의 구호다.

 

젊은 시절 용인시 원삼중학교에서 근무할 때 출퇴근 시 용인 공용정류장에서 원삼 가는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잠시 쉴 때면 공중화장실에 가게 됐는데 화장실 벽 등에 음담패설 낙서가 어찌나 재미있는지 그거 보다가 그만 버스를 놓친 기억이 새롭다.

 

거기에 낙서한 사람은 자기 집 화장실에도 낙서할까? 결코, 아니다, 자기 집 화장실은 파리도 미끄러워 넘어질 정도로 깨끗하게 사용한다. 이유는 주인이기 때문이다. 

 

이는 나와 남을 나누고 나와 국가를 별개로 여기는 이기심의 발로로 극도로 경계해야 하는 인생덕목이다.      

  

지난 8일 아침방송 뉴스에 지난 7일 밤 화려한 여의도 불꽃놀이 뉴스를 전하면서 끝부분 말미에 쓰레기가 곳곳에 산더미를 이뤄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우리에게 일류선진국 문턱을 넘어서는 필수요건 숙제 중 하나를 들라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못된 습관을 고치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이 세상 이 땅에 태어날 때 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으로 와서 남을 도우며 아름답게 한평생 살다가 이 땅 흙으로 곱게 돌아가는 것이 순리다. 

 

어떤 삶은 선행으로 만인의 칭송을 받으며 그 죽음을 진실로 애도하는가 하면 어떤 삶은 이 나라와 타인에게 해악의 쓰레기를 유산으로 남겨 죽은 후에도 오명을 저승까지 가지고 가는데 그 출발점은 쓰레기 함부로 버리기다.

 

금수강산 이 나라 대한민국과 나는 하나이며, 나는 이 땅에 주인이라는 의식이 잠재되어 그것이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의 첫째 덕목이 쓰레기 함부로 버리면 결코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애국 애족의 출발점으로 누구나 실천하기 가장 쉽고 타인존중의 1번지다. 

 

종로 광화문 광장을 걷다 보면 많은 외국인을 볼 수 있어 우리나라가 국제화가 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자부심에 흠집을 내는 것이 간혹 도로에 버려진 휴지나 쓰레기 오물들이다.

 

종로 인사동 골목에는 귀천(歸天)이라는 조그마한 문패가 걸린 카페가 있었다. 이는 시인 천상병 부인 목순옥님이 운영하던 곳으로 지난 2010년 8월 그분께서 별세하시기 전에 몇 번 찾아 천상병 시인 생전을 회상하며 찻잔을 비운 적이 있었다.

 

귀천(歸天)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을 음미해보면 천상병 시인은 더러운 진흙 속에 핀 연꽃으로 연상된다. 

 

연꽃은 연못에서 자라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그러나 연꽃이 자란 연못은 온갖 쓰레기 흙탕물 오물로 가득 찬 못에 뿌리를 내리고 그들로부터 영양분을 받아 자라서 꽃과 잎이 되지만 그 꽃과 연잎은 일체 오물에 물들지 않는다. 

 

- 천상병 시인

 

1960년- 1970년대 학생들이면 거의 다 아는 천 시인은 어린이처럼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성격 소유자로 당시 현대문학계 거성으로 우뚝 선 명성과는 다르게 그의 삶은 불행과 질곡의 연속이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잠시 미군 통역관으로 근무했고 1954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중퇴하고 1960년대는 일정한 수입이 없어 서울 명동을 중심으로 떠돌이 빈곤 생활을 하면서도 문예지에 작품발표를 꾸준히 해  ’갈매기‘ 작품으로 시인으로 등단한 후 주목을 크게 받았다. 

▲ 김기권 전 남양주 오남중학교 교장     ©성남일보

1967년 동백림 간첩 사건과 연루되어 옥고를 치루고 모진 전기고문에 심신이 모두 탈진상태로 한때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후에 간첩사건과 무관 무혐의로 끝났지만 불구의 몸은 회복되지 못하고 귀천하게 된다.       

    

우리도 천상병 시인이 오물로 가득 찬 이 세상을 천상병과 하나로 아름답게 본 것처럼 쓰레기도 분리 수거되어 재활용되고 아름다운 도구로 재탄생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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