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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존중의 삶

김기권 / 전 남양주오남중학교장 | 기사입력 2021/01/26 [19:55]

인간존중의 삶

김기권 / 전 남양주오남중학교장 | 입력 : 2021/01/26 [19:55]

[김기권 칼럼] 일체 만물 중에서 인간의 몸을 받고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눈먼 거북이가 망망 대양에서 잠시 쉴 때 뗏목을 만나기보다 어렵다. 태어나도 사람다운 삶을 살다 가기는  더욱 어렵다. 

 

옛날 어느 마을에 노인 한 분이 돌아가셨는데 인근에 사는 서당 선생님이 제법 똘똘한 아동을 시켜 심부름 보내면서 초상집에 가서 돌아가신 분이 천국에 가셨는지 지옥에 가셨는지 알아보고 오라고 시켰다. 

▲ 김기권 회장.     ©성남일보

심부름 갔던 아동이 와서 하는 말이 그 어른 천당에 가셨습니다고 했다. 

 

이에 어찌 아느냐고 묻자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참 아까운 분이 돌아가셨다. 좀 더 사시길 바라면서 또 한 생존 때 그분 선행 칭송을 많이하니 틀림없습니다.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는 운조루라는 호남을 대표하는 대저택이 있다. 

 

남도 여행 시 운조루는 필수코스로 단지 관광의 의미를 넘어 조상들의 지혜와 나눔과 섬김의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55칸 규모로 이 집을 지은 분은 영조52년(1776년) 때 삼수부사를 지낸 유이주가 세웠다. 유이주는 수원성 축조 당시 총책을 맡아 마무리를 잘하고 정조의 총애를 많이 받았던 분이다. 

 

풍수적으로 보면 이 집터는 금환낙지(金環落地)로 자손 대대로 복 받은 1급 명당터다. 

 

운조루(雲鳥樓)란 새가 구름 속에 숨어 산다는 누각이다. 이 집이 후세 지금까지 잘 보존된 것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많다. 

 

그 구조는 많은 쌀을 담아두는 곳. 밑에 작은 구명을 내고 열리고 닫치도록 설계되어 동내사람 누구나 쌀이 필요하면 자유롭게 가져가는 일종의 자선냄비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당시에는 토지도 넉넉지 않고 비료도 없어서 수확량이 적어 흉년이 들면 아사자가 늘 발생하는 시대다. 

 

그는 식솔들에게는 보리밥을 머슴들에게는 쌀과 보리가 섞은 밥을 먹도록 하고 구걸하는 거지들을 사랑방에 안내하고 상을 차려 대접했다. 

 

당시 풍습으로는 거지는 대문 밖에서 상도 없이 쭈구리고 앉아 식사하는 시대였으니 인간존중의 지금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 

 

운조루에는 10대정신이 있다. 나눔과 베품의 적선정신, 분수에 맞는 생활정신, 풍류정신, 인간존중정신,기록을 남기는 정신, 선정을 베푸는 정신, 건축을 사랑하는 정신,절개지키는 선비정신, 부모,조상에 효도정신, 겸애정신을 말한다.     

 

혹여 남도 여행 기회가 있으면 자녀들과 동반해 운조루 방문을 권해본다. 

 

민족상잔 6.25사변 당시 지리산 공비토벌로 이 지역이 참혹하게 초토화 되었음에도 유독 운조루는 완전히 전화를 당하지 않고 현재까지 남아 있는 비화가 우리를 숙연케 한다. 

 

사변 당시 완장을 찬 지방부역자들이 서슬 푸르게 그 집을 방문했을 때 인근 주민들이 모여들어 극구 주인 선행을 대변해주고 순진무구한 어린 아들이 사탕 봉지를 들고 나와 일일이 나누어준 일은 전설처럼 남아 있다. 

 

몇 년 전 분당경찰서장을 지낸 박노현 서장의 미담을 드리고 싶다. 

 

정년퇴직식장에 초대되어 아쉬운 작별 이후에 이매파출소 신임소장에게 박서장의 평판을 물으니 의외의 대답이 나와 가슴이 후련했다. 

 

경찰 사회는 계급이 확연하고 엄하며 상하구별을 심하게 다루는 일종의 군대 조직으로 심하면 하급자에게 발길질도 스스럼 없이 행해지는 문화가 있다.

 

그러함에도 그는 하급자에게 늘 존경어를 쓰며 인간존중의 모범을 보여 선배경찰 중 가장 존경한다는 말을 듣고 바로 박노현서장에게 전화해서 칭송하는 대화가 길어졌다. 

 

요즈음 아동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폭행 사건 노년 이혼율 증가, 동물 학대 등 정말 우리 모두 인간존중 정신을 다시금 가다듬고 세계 10위권 문화 국민답게 살고 싶은 것에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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