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여행은 실리콘밸리를 만들었다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기사입력 2018/12/10 [21:36]

여행은 실리콘밸리를 만들었다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입력 : 2018/12/10 [21:36]
▲ 최창일 교수.     ©성남일보

[최창일 칼럼] ‘실리콘밸리’ 하면 떠오르는 기업이 애플, 구글,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다. 실리콘밸리가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한 걸은 들어가 보면 스탠퍼드대(1885년 설립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 소재)에 도달한다.

 

스탠퍼드대는 역사의 필연과 우연, 인간의 의지와 실험의 소산의 대학으로 일컫는다.‘실리콘밸리’ 하면 다시 위대하게 떠오른 사람이 있다.


철도 왕 릴런드 스탠퍼드(미국 횡단 철도 최초건설자이며 상원의원)와 부인 제인 스탠퍼드다. 사랑하는 아들을 유럽여행 중에 어처구니없이 잃게 된다. 15세의 아들은 이스탄불에서 장티푸스에 감염, 시름시름 앓다가 피렌체에서 죽었다. 기가 막힌 부부는 땅을 치고 망연자실했다.실망 속에서 릴런드는 일어서며 외쳤다. “이제 다른 집 아이들이 내 아이들이 되리라.” 부부는 귀국행 선박에서 대학 설립을 다짐했다.

 

릴런드는 명문대인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 코넬대를 차례로 방문했다. MIT의 워커 총장은 뉴욕 센트럴파크를 디자인한 조경(造景)가 프레더릭 옴스테드와 저명한 보스턴 건축가 찰스 쿨리지를 릴런드에게 소개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단서에 귀 기우려야한다. 스탠포드대학의 기초에 창의적인 조경사가 등장한 것이다.당시 대학들은 지식 습득 못지않게 도덕 함양을 중시했는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 대학을 도심이 아닌, 자연 속에 지었다.

 

릴런드는 자신의 농장 ‘팰로앨토’(palo alto·스페인어로 ‘높은 나무 막대’라는 뜻)를 기부했다. 릴런드는 축과 좌우 대칭을 강조하는 조경을 옴스테드에게 요구했다. 


릴런스는 캠퍼스 건축 못지않게 신경을 쓴 점은 총장 선발이었다. 그 기존 지식을 수용하는 지식보다는 수용하는 지식인 보다는 새로운 지식을 창조할 수 있는 지식인을 찾았다. 그러면서도 우수한 경영자인 사람을 초빙하였다. 첫 총장을 임명하기까지 무려 4년을 숙고(熟考)했다.


릴리가 기부한 팰로앨토 농장의 규모는 9000에이커였다. 약 1100만평으로 무려 여의도보다 무려 4.3배가 큰 규모다. 스탠퍼드대는 이 땅을 스마트하게 기획했다. 그곳에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들만 받았다. 기업과 대학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그들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을 예고했다.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레더릭 터먼 교수는 스탠퍼드대의 또 다른 인적 자산이었다. 그는 학생들의 창업정신을 격려했고, 대학이 학문메카에서 창업메카로 바뀌어야 함을 역설했다. 그의 제자 흘렛, 패커드와 베리언이 굴지의 기업가로 변신했다.


유난히 어려웠던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발표됐다. 원하는 학교, 과에 들어갈 수 있을지 치열한 눈치 전쟁은 합격 전략·전술로 난무한다. 입시철 반복되는 현상을 본다. 그리고 반복되는 질문을 던진다. 왜 많은 아이들이 최선을 다하고도 절망해야 하는가? 현 대학입시 제도가 인재 서열을 가리는 최선의 방법인가? 올해도 같은 질문을 하고 힘이 빠진다.


‘교육 격차’는 무엇으로 줄일 수 있을까? 아동·청소년기의 문화 활동이 답이 될 수 있다. 올해 10월 이화여대 아동가족연구소에서는 방과후 교육 시설(지역아동센터) 교사 400명을 대상으로 교육 복지 자원개발 수요 및 사회공헌 인식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복지 현장에서는 생각의 폭을 넓히고 동료와의 소통을 촉진하는 문화 활동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필요성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었다.


미래 인재 역량의 본질은 높은 수능 점수나 대학교 간판이 아닌 창의력의 수준이다. 사회 전반에 차별 없이 고르게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 성장과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문화체험 기회를 고르게 제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하다.

 

교육복지에 사회 전반의 관심과 투자, 더불어 민간 기업의 참여 확대를 기대해본다. 한양대역을 지나면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대학이라는 형광광고판이 선명하다. 실리콘밸리는 우리의 대학의 꿈이라는 단면이다. 진정 우리가 실리콘밸리를 꿈꾼다면 문화콘텐츠로 나아가야한다. 문화가 경영이고 문화의 인재 양성이 그 길이다.


실리콘벨리는 여행이 탄생시켰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레저·여행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