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잃어버린 나를 찾아나서는 여행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기사입력 2017/07/26 [07:59]

잃어버린 나를 찾아나서는 여행

최창일 / 시인 · 한국문인협회 대변인 | 입력 : 2017/07/26 [07:59]
▲ 최창일 교수.     ©성남일보

[최창일 칼럼] 시대를 읽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 한 가지, 서점에서 찾을 수 있다. 80년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군사정권의 시대에는 ‘민중’에 대한 책들이 좌대를 가득 채운다. 가령 이영희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 ‘해방 전후사의 인식‘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요즘 서점가에는 여행가이드가 가히 풍요를 넘어선다. 여행 책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여행을 하고 자 하는 독자에게 여행지의 구체적인 소개서, 가이드다. 가이드는 항공편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나라의 골목골목을 상세하게 기록하여 주고 있다. 또 다른 책은 여행을 다녀온 체험여행기다.

 

독자들은 여행가이드나 여행지를 다녀온 여행 선배를 통하여 여행의 상식을 얻을 수 있다. 70년대 문인들이 여행을 다녀오면 작가 이력에 올리던 시절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베트남에 가면 어느 음식이 맛이 있으며 값이 저렴하다는 것을 소상하게 알려준다. 프랑스 몽마르트 언덕을 내려올 때는 반드시 가방을 앞으로 매라는 조언도 있다. 몽마르트 언덕의 성당아래 소매치기가 뒤로 맨 가방을 잡아채, 도망가기 때문이다. 파리의 에펠탑아래서는 어느 곳이 사진 찍기, 포인트라는 친절한 안내까지 삽화로 소개한다.

 

임어당은 ‘여행은 방랑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방랑이 아닌 것은 여행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여행의 본질은 의무도 없고 정해진 시간도 없고. 소식도 전하지 않고, 호기심 많은 이웃도 없다. 이렇다 할 목적이 없는 나그네 길이 좋은 여행이라는 말을 남겼다.

 

인구 5천만 명 대한민국에서 한 해 1,600만 명이 해외여행을 떠난다. 2,30대 여행자 수는 2010년에 비해 60% 이상이 증가했다. 실로 여행의 대한민국이 되었다.

 

행선지, 목적,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여행, 즉 떠남에의 열망과 필요가 누구에게나 강렬하게 작용한다.

 

우리는 왜 이토록 여행을 갈망하는 것일까. 여행을 소개한 ‘굿바이 게으름’은 정신과 문요한 의사가 쓴 여행기다. 저자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심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독자의 반응은 의외성을 가져온다.  30만부라는 경이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저자는 병원에 휴업계를 내고 가족과 알프스를 누빈다. 그리고 심리학적인 방향을 접근하여 행복의 지혜와 여행에 대한 성찰을 실감나게 기록했다.

 

결론적으로 여행은 ‘새로움, 휴식, 자유, 취향, 치유, 도전, 연결, 행복, 유연함, 각성, 노스탤지어. 전환’ 과 같은 삶의 속도를 알려준다고 본다. 여행은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 적게 가지고도 오히려 더 깊고 넓게 존재함도 깨닫게 된다.

 

여행은 불확실의 존재가 기다린다. 불확실을 즐기다보면 인생의 새로운 단계를 넘어선다. 여행하는 말을 영어로 해석하면 ‘그의 길 위에 서있는 사람’을 뜻한다. 삶을 하나의 여행이라고 보면 진정한 여행자는 평생 동안 ‘자기 길’을 찾는 사람이다. 만약 나에게 인생의 탄력이 필요하다면 여행을 통하여 잃어버린 당신을 찾아 나서라.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레저·여행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