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장 취임 1년- 그릇을 키우라!
sehim | 입력 : 2011/07/01 [13:55]
[네티즌 칼럼] 이명박 정권 들어 국민들을 가장 짜증나게 한 언론보도가 무엇일까? 무슨 곤란한 일만 터지면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아니면 "... 전 정권 때 부터 이미..." 등을 언급하는 표현이 아닐까 한다. 왜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할까. 정권을 위임받은 자들이 생각한다는 것이 겨우 "앞 정권 때 부터 잘못되어 있던 것이니 우리 책임 아니다"는 수준, 바로 그 수준의 천박함 때문일 것이다. 어찌 앞 정권에서 문제만 승계되었겠는가. 덕 볼만한 정책들도 수없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앞선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며 말장난 수준의 정치언어로 국민을 속인 사실은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이젠 국민이 다 아는 일이다. 지금 이재명 시장이 그와 같은 우를 범하고 있다. 오늘 연합뉴스에 "성남시장 '한나라당 때 오죽 돈봉투 받았으면..."이라는 제목의 기사 중 이 시장의 언급한 대목을 읽고나니 "정녕 이 시장이 이런 수준이었던가"하는 탄식을 금할 수가 없다. 이런 수준의 말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에게 모욕감을 갖게 하고 또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을 격앙시키기에 너무 충분하기 때문이다. 위 기사에서 이 시장은, "...한나라당(시장) 집권 당시 오죽 동봉투를 많이 받았으면 시민운동하던 시장이 부임해도 돈봉투를 들고 오겠느냐, 돈봉투는 한나라당 집권시대 희생의 한 단면이다" 고 했다는 대목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꼭 그렇게 밖에는 말할 수 없는가. “시장실로 돈봉투 가져오는 일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cctv를 설치하느라 혈세를 좀 썼습니다”해도 충분하지 않은가 말이다. 특정인을 지목하기 껄끄러웠으면 말을 않는 것이지 무엇하러 한나라당이라는 집단을 끌어들이는가. 거기라고 사람이 없겠는가. 뭐 하자는 것인가. 결국 나는 독야청청하리니 너희 한나라당 지지하는 시민들은 더 이상 우리 시민 아니라는 선언이라도 할 참인가. 시민사회를 내 편 네 편 편가르기해서 뭐 어쩌자는 것인가. 어느 시대 어느 시절이건 권력 있는 곳에 돈이 몰려들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이를 두고 회자된 말 중에 압권이 있는데(누가했던 말인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군수가 됐더니 돈 받는 것 보다 안 받는 것이 더 어렵더라" 는 말도 있지 않은가. 시장은 본래 그런 자리라는 것을 알 때도 되지 않았는가. 그래서 이 시장 말을 곧이 곧대로 믿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왜 이 시장은 하지 않아도 될 “한나라당”이란 단어를 굳이 선택했을까...그 파문을 알고도 썼다면 공연한 객기이거나 오기이며, 모르고 썼다면 이 시장의 정무적 감각이 심각한 수준에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곰곰 되짚어 보아도 시민사회를 내 편, 네 편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것이 가장 쉽다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우리가 기억하는 언론 용어 중 “여소야대”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여대야소"를 만들기 위해 별별 짓을 다한 정권들을 또한 기억한다. 그런데 언론은 국회의 “여소야대”를 국민의 절묘한 선택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성남시가 딱 그 표준이다. 민주당 소속 시장, 시의회 다수당 한나라당, 이것을 언론은 왜 시민의 절묘한 선택이라고 할까. 이른바 견제와 균형이라는 가치를 실현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경우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 양자가 야합하지 않을 때에만 그렇다는 말이다. 이재명 시장에게 묻고 싶다. 취임 1주년이 되는 오늘,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가. 이 시장의 수고를 일부러 폄훼하려고 묻는 말이 아니다. 왜 말없는 다수의 시민들이 “지금 성남시장은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가. 주로 무슨 무슨 선언이라는 일만 해오지 않았냐는 말이 왜 나도는가. 혹여 그림자 시장이 되어 ‘정관의 치’로 회자되는 태평성대의 군왕처럼 시민이 모르는 시장이 되기라도 작정한 것인가. 자기가 크다고 생각하는 가치와 시민이 크다고 여기는 가치가 서로 다르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지금 대다수 시민들은 끓고 있다. 이 시장의 전세대란 대책은 무엇인가.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폭등하는 전세값을 감당할 수 없어 성남 외곽지역으로 이사를 하는데 그 가정이 무너지는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그냥 내 버려두면 부동산 시장이 알아서 수요 공급을 조절할 것이라고 설마 생각하는가. 과연 성남시에는 임대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도, 재원도, 기획능력도 없는 것인가. 또 일자리 대책은 무엇인가. 성남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시민들이 유난히 밀집된 지역적 특성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 하루 일자리가 없으면 하다못해 김밥도 안 팔리고 라면도 안 팔리고 구멍가게도 문을 닫아야 하는 곳이다. 성남시의 지역경제는 바로 하루 일자리가 가장 큰 지표이다. 전임 시장들이 개발 위주의 정책을 최우선으로 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봐야 제대로 보일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추경예산이 집행되어야 그나마 돈이 돌텐데 시의회가 예산심의를 회피하기 위해 소집을 거부하는 상황이 과연 시의회만의 잘못인가. 게다가 부하 고위 공무원이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에 의해 형사고발 되어 있고 일부 시민들은 또 그 시의원들을 직무유기로 검찰에 고발했는데 이런 일은 그 결과에 관계없이 이 시장에게 부담이 되는 일들이다. 지방자치법에서 시장을 성남시의 대표라고 정한 취지는 단지 대외적 권능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시정의 결과에 대한 최종적 책임도 있음을 선언한 규정이라고 읽는다. 따라서 시의회와 삐걱거려서 원만한 행정 집행을 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이 시장이 져야하는 것이다. 그리되어야 지방자치법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가치를 도입한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성남시의 대표로서 시 행정의 최종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좀 아니꼬와도 시의회와 타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시의회에 그러한 견제기능을 배속시킨 것은 시의회가 시장의 업무추진에 약간의 걸림이 있더라도 그 해악은 관선시장 시절처럼 시장 혼자 무소불위의 행정권력을 행사하는 폐해보다는 적다고 본 때문이다. 결국 이 시장은 전세대란 대책도, 일자리 대책도, 추경예산도, 시립병원 설립도 그 무엇하나 시의회 다수 의석을 점한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는 추진할 수가 없고 임기 내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로 그 한나라당 시의원들을 돈봉투나 받는 집단 소속으로 오해할 만한 모욕적 언사를 언론에 공표하면서, 부하 직원을 시켜 의장더러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면서 시정 협조를 해달라고 하면 이 시장 같으면 하겠는가. 우리는 이런저런 말로 많은 논쟁을 할 수 있지만 시 행정은 논리가 아니라 시민 삶의 구체적 현실이다. “시민이 행복한 시정”을 펼치겠다는 구호만 걸면 시민이 행복해 지는가. 이 시장은 구체적 성과로 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릇을 키워야 한다. 작은 그릇은 큰 그릇을 결코 담을 수가 없다. 누가 담든지 담는 자가 큰 그릇이고 누가 담기우든지 작은 그릇이 담기운다. 그릇은 어떻게 키울까? 낮아지면 커진다. 더 높은 자가 낮추면 낮은 자는 스스로 그만큼 더 낮아지게 되어 있다. 이 시장이 자존심을 꺾으면 시민이 그 아픔을 기억한다. 이 시장은 더 이상 시민운동가가 아니다. 어제는 비판자의 위치였지만 지금은 비판을 받는자의 위치로 바뀌었다. 내 편, 네 편 편을 갈라 시정을 관리한다는 오해를 자초하지 않는 것이 남은 임기 3년의 성공여부를 좌우할 것이다. 강을 건넌 후에 자기를 건네 준 그 배가 고맙다고 배를 업고 가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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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일보네티즌 2011/07/04 [16:16] 수정 | 삭제
- 아고라네티즌 2011/07/04 [10:07] 수정 | 삭제
- 잠룡 2011/07/03 [17:32] 수정 | 삭제
- 반'이재명당' 2011/07/03 [14:24] 수정 | 삭제
- 시민당 2011/07/03 [06:49] 수정 | 삭제
- 한나라당 2011/07/02 [00:11] 수정 | 삭제
- 반은..... 2011/07/01 [19:20] 수정 | 삭제
- 진정성 2011/07/01 [17:20] 수정 | 삭제
- 요, 사기치는 넘아! 2011/07/01 [16:31] 수정 | 삭제
- 총각 사칭 2011/07/01 [16:12] 수정 | 삭제
- himse 2011/07/01 [15:56] 수정 | 삭제
- 네티즌 칼럼 2011/07/01 [15:55] 수정 | 삭제
- imseh 2011/07/01 [15:25] 수정 | 삭제
- himse 2011/07/01 [14:51]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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