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시정부가 출범하면서 무기력했던 시의회민주당협의회가 예민한 문제에 대해 집단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성명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발언의 강도를 놓고 보면 마치 김빠진 맥주를 연상케한다. 그야말로 주변의 여론을 의식해서 마지못해 발표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눈에 크게 띄는 대목은 일개 공무원의 상식 이하의 행동에 대한 심각성이 그리 크지 않은 점. 협의회는 문 기래 국장의 발언이 “금도를 넘었다”고는 지적했지만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협의회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위배로 보고 있는 점과 너무 대조적이다. 누가 보더라도 금도를 넘었다는 것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배 사이에는 간극이 너무 크다. 전자는 어물쩡 사과만 받아내면 될 사안이지만 후자는 곧바로 법적 조치로 이어져야 하는 당위성이다. 이를 반영하듯 민주당 협의회는 (문 국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촉구했다. 그 주체도 모호하다. 문 국장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인지, 집행부라는 고유명사에게 요구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이 대목에서 이재명 시장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다는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협의회의 성명서는 의심을 살 수도 있다. 혹 ‘문 국장 살리기’용 성명서가 아니겠느냐는 것이 그것이다. 지금 시의회는 문 국장을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무 위반으로 고발하려고 한다. 그 의지가 단호하기 때문에 집행부 입장에서는 어떤 제스처가 필요한 상태다. 그 필요에서 사과촉구 정도의 성명서가 나온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이는 것이다. <저작권자 ⓒ 성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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